권혁근 개인전 ‘바람이 손을 놓으면’

권혁근은 실체가 없지만 잠시 머무는 존재를 말한다. 순식간에 사라지기도 하는 마음의 바람에도 주목한다. 그리고 따른다. 순간의 감정에 모든 감각을 집중하나 끊는 법은 없다. 그의 언어는 그의 그림과 닮아 한 번의 호흡으로 결론 없는 마지막을 향한다. 손으로 잡을 수 없는 바람의 속성 때문일까. 그는 붓놀림 대신 손놀림으로 캔버스를 마주한다. 국경없이 뻗은 손동작 뒤에는 질감, 명암, 양감이 뒤엉키며 우연한 충돌을 만든다. 내면의 침묵부터 요동까지 귀를 기울이는 감정은 캔버스 위에서 춤을 춘다.

 

2017.06.05 (GQ매거진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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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tober 2, 2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