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와 패션 매거진 사진 1세대로 활약했던 김우영 작가는 뉴욕 SVA (School of Visual Arts)에서 사진을 공부하고 캘리포니아에서 오랫동안 거주하면서 그 곳 특유의 빛과 대자연의 호흡 등을 사진에 담아 왔다. 이번 전시는 머나먼 도시로 장기간의 여행을 떠나는 작가의 시선으로 사유의 태도와 함께 경이로운 색채감을 감상할 수 있는 미국 서부의 긴 여정을 담고 있다.

 

그가 주목하는 건물이나 도로는 한 때 많은 사람들이 거주했던 특정 도시이거나 건물이다. 작가는 건물들의 앞과 뒤를 끈기 있게 바라보는 관찰자의 시선으로 사진을 찍는다. 그는 작가로서의 개입이나 사진 자체를 과도하게 변화시키기보다는 건물의 표면 자체가 가진 흔적들을 사진으로 찍어내는데 집중한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통하여 그의 작품들은 사진 같으면서도 회화 같은 묘한 경계의 틈을 오가게 한다. 그의 사진을 보고 있으면 작품 속 건물의 표면은 캔버스로 환원되어 물감이 자연스레 표면 속에 스며들어 있는 듯하다. 이는 한국 단색화의 추상적 세계처럼 회화적 색채와 건축 표면의 색채가 기묘한 연상 작용을 일으킨다. 그의 사진이 ‘Painterly photograph_페인터리 포토그래프(회화적 사진)’라고 불리는 이유다.